태풍 카눈이 지나갔다. 최근 세계적으로 극심한 폭염, 폭우 등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재난이 계속되고 있는데, 기상이변의 원인 중 하나로 엘니뇨가 지목된다.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지속되었지만, 올해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해수 온도뿐만 아니라 대기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기상이변을 일으킨다.
페루·에콰도르 일대 등 태평양 적도 부근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해수온난화 현상이다.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란 뜻이다.
북극 지방의 차가운 물이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바닥을 따라 흐르다가 바다 표면으로 올라오게 되는 게 보통인데, 이와는 달리 바닷속을 흐르던 차가운 물이 바다 표면으로 올라오지 않아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면 엘니뇨가 발생한다.
지구에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이 뜨거워지면서 평년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 늘어나고, 지역에 따라 폭우, 가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엘니뇨와 반대로 차가워진 물이 바다 표면으로 평년보다 많이 올라와서 열대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현상이다.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다.
엘니뇨 또는 라니냐 현상이 강하면 지역에 따라 폭염이나 가뭄, 극한 호우, 슈퍼 태풍, 허리케인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상이변이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엘니뇨와 라니냐를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라니냐가 겹치면서 지구의 기상이변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진 경우인데,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일 땐 ‘강한 엘니뇨’, 2도 이상일 땐 ‘슈퍼 엘니뇨’로 구별한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등에 따르면, 엘니뇨 현상은 벌써 나타났고, 가을쯤이 되면 ‘슈퍼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태풍 카눈이 지나갔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를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