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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버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다면, 인생2막 ‘소소한 돈벌이’

오래 근무했던 직장을 떠나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무조건 자격증을 많이 따겠다고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으니 최소한의 방패라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2021년 통계청 발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고령층 10명 중 6명이상이 평균7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 중 58.7%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충분한 노후자금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평생 근무하면서 취득한 노하우를 활용하여 사회공헌도 하고 돈도 벌고 싶지만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 니로 같은 극적인 성공사례는 드물다. 은퇴 후 소소한 돈벌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뛰어들지 말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도전해야 한다.
글. 안경숙(국민연금공단 지사장)
은퇴 후에도 일하고 싶은 당신에게
우선 일을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에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소소하게 돈벌이가 되면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부족한 노후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간을 좀 더 투자하여 전일제 고정직에 취업하거나 기술이 필요한 프리랜서로 일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좋다. 목적에 따라 도전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취업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 사실상 근무조건을 자유롭게 정하기 어렵다. 노후자금으로 꼭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을 정해서 취업노력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과도하게 일에 매달리게 되어 퇴직이 무색하게 여유 없는 은퇴생활을 하는 처지가 된다.
노인일자리 여기 (https://www.seniorro.or.kr)
고용노동부 등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홈페이지, 50+센터, 시니어클럽, 전직지원센터 등에서는 중장년 일자리 및 창업관련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고 공공일자리 채용정보도 공고된다.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다음 해 예산 및 사업계획에 맞춰 지자체마다 각종 일자리에 지원자를 모집하는 공고가 뜬다. 꼼꼼하게 확인하고 일정에 맞춰 자신에게 해당되는 분야, 그리고 흥미 있는 분야에 지원서를 낸다. 상담과 면접을 통해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 공공일자리는 진입장벽이 낮고 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일자리가 많다. 경력을 활용하는 일자리는 근무하던 직장 등 관계를 통해서 추천이나 스카우트가 통해 취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재직 당시 쌓아놓았던 인맥이 빛을 발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전직지원센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일자리 연계기관을 통하기도 한다.
좋아하고 잘 하는 일로 소소한 돈벌이를
적정수준의 노후자금이 준비된 은퇴자라면 즐기던 취미를 돈벌이로 발전시키거나 직장에서 취득한 기술을 활용하여 은퇴 후 일을 찾아 나간다. 처음에는 수입이 없을 수 있다. 취미를 즐기면서 관련된 자격증도 따고 은퇴 후 시간을 활용해 전문지식을 보완하면 소소한 돈벌이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강의를 하거나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50+센터와 국민연금에서 민간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다니던 직장경력을 바탕으로 노후준비 재무설계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강생이 모집되지 않아 강의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았으나 자신이 평소에 관심이 많던 부동산, 경매 분야를 정리해서 강의에 접목시키니 인기강사가 되어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강의와 인터넷 강의까지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농수산물 손해평가사 국가자격증은 최근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있어 50,60대의 합격률이 높다고 한다. 노**씨는 평소 캠핑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자격증을 취득해 수해나 폭설로 재해를 입은 현장을 조사하러 다니는데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찾았다고 한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일 년 정도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실무교육을 마치고 협회에 등록하여 업무를 배정받는 형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서울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의 경우는 독서를 취미로 즐겼었는데 은퇴를 앞두고 글쓰기를 시작하여 시민기자에 지원을 했다. 평소 동네 공원 걷기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시민기자로 서울시내 곳곳을 다니며 기사를 쓰고 은퇴생활도 즐긴다고 한다. 서울이외에도 지자체마다 블로그 기자단이나 시민기자 제도를 운영하는데 지자체의 명소나 행사 등을 취재하여 기사를 써서 채택되면 소정의 원고료를 받게 된다.
소소한 돈벌이를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 않는 1인 창업을 하는 것도 좋은 노후관리 전략이다. 취미를 활용하는 경우 각종 지자체나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집이나 소규모 별도 공간에서 클래스를 운영하거나 소형점포, 인터넷 플랫폼에서의 판매도 가능하다.
셀프 브랜딩이 필요하다, “당신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광고인 김종섭이 칼럼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나’자신이 브랜드인 시대에 살고 있다. 셀프 브랜딩을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로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라. 백종원 하면 음식이 떠오른다. 오은영은 아이, 그렇다면 당신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시니어라고 예외가 아니다. 아니 조직에 속해 있지 않으니 더욱 더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은퇴 후 창업은 많은 자본투자보다는 자기 브랜딩을 통해 소자본으로 도전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브랜딩은 건설, 전기, 용접, 도배, 농업처럼 기술 분야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책, 춤, 인테리어, 정리, 꽃, 애완동물, 바느질 등...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정체성을 삼을 수도 있다.
책과 글쓰기를 예로 들어보자. 책을 즐겨 읽다가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고 혼자 읽던 책을 여럿이 모여 읽으며 독서토론도 즐기게 된다. 읽고 쓰는 경험이 쌓이면 독서토론 지도, 책 출판, 글쓰기 강사, 책 관련 모임 공간 (북카페, 북스테이, 독립서점) 운영, 칼럼니스트, 시민기자, 방과 후 독서 지도교사, 북튜버... 이런 식으로 일의 영역을 넓혀나가면 된다. 책과 글쓰기를 연결한 콜라보로 새로운 창직을 할 수도 있다.
은퇴 후 일자리 찾기에서도 청년기와 마찬가지로 진로분야에 대한 고민이 똑 같이 필요하고 거기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청년기와 달리 신체적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고, 가정환경에서도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일을 하는 목적은 더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라는 기본 목적을 명심하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소하게 돈벌이 하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면서 노후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은퇴 후 일자리를 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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