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결혼기념 80주년을 앞둔 미국의 한 부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부부’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 부부가 밝힌 백년해로의 비결은 ‘절제된 생활과 배우자를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었다. 사실 마음만으로는 이처럼 오랜 부부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부부가 통할 수 있는 정서활동이다.
글. 오미정
어떤 취미를 가지면 좋을까?
과거 중장년 세대들이 즐겨 하던 취미는 등산 같은 야외활동이나 친구들과의 교류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라이프가 일상이 되자 취미 역시 언택트 스타일에 맞춰 재편되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홈피트니스 혹은 요리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크리에이터처럼 영상을 만들거나 창의적인 활동에 도전한 사람들도 있다. 요즘에는 이처럼 새로운 활동에 의욕적인 이들을 가리켜 액티비 시니어라 부르기도 하는데, 액티브 시니어 부부를 위한 취미로는 무엇이 좋을까?
배우기 쉽고 마음도 편해지는
‘악기 연주’
악기를 사용한 취미는 오래 전부터 권장돼 왔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배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되었는데, 칼림바나 스틸텅드럼 같은 악기는 유튜브 영상으로도 부부가 쉽게 익힐 수 있고, 악기 가격도 2만~10만 원 사이로 부담 없는 편이다.
칼림바는 나무상자에 부착된 얇은 쇠 건반을 튕겨 연주하는 악기로 실로폰처럼 청아한 음이 특징이다. 악기가 손바닥만큼 작아 어디든 들고 다니며 연주하기 쉽고,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부부가 사이좋게 연주하며 충분히 익힐 수 있다.
스틸텅드럼은 원반처럼 생긴 둥근 드럼을 두드려 연주하는 타악기다. 종을 치듯 청명한 소리가 나서 연주하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악기 연주 취미활동은 자기계발과 스트레스 해소, 합주를 통한 부부간 유대관계 강화 등 장점이 많아 시니어 부부에게 적극 추천한다.
* 이 외에 쉽게 배우기 좋은 악기는? 리라, 우쿨렐레, 오카리나, 팬플룻, 하모니카, 크로마하프
승부의 재미, 건강은 덤!
‘운동’
운동은 적은 비용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취미 활동이다. 특히 골프나 클라이밍처럼 대결이 가능한 운동은 부부간 경쟁 게임을 통해 승부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골프는 비용이 많이 들어 황제 스포츠라는 인식이 컸지만 요즘에는 스크린골프나 집에서 TV에 연결해 체험할 수 있는 저렴한 비용의 골프들도 많아 부부가 부담 없이 시작하기 좋다. 골프장에서 하는 필드 골프는 경치 좋고 공기 맑은 야외에서 하기 때문에 심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인공 등반 운동인 스포츠 클라이밍도 중장년 부부가 함께 즐기기 좋은 취미활동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유산소·무산소 운동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으며 전신 근육을 사용해 다이어트에도 좋다. 특히 ‘누가 먼저 목표 지점에 도착하나’ 경쟁하는 재미가 있다.
* 이 외에 즐기기 좋은 운동은? 요가, 줌바댄스, 실내승마, 즈위프트 실내자전거, 복싱, 등산
집에서 즐기는 전문활동
‘홈바리스타, 홈파머’
2030 청년들 중에선 카페, 극장 같은 시설을 집에 꾸며놓고 ‘홈카페, 홈시어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실외 시설을 집에 꾸미고 전문 활동을 하는 것도 훌륭한 취미생활이 된다.
홈카페의 경우 직접 그라인더와 드립포트, 필터를 구비해놓고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만들어먹으면 커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나만의 향이 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발코니나 옥상 같은 공간이 있으면 화단을 마련해 고추, 상추, 대파 같은 채소들을 키워보자. 농산물이 열릴 때까지 분갈이 등의 관리를 하며 식물 키우는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 내가 직접 키운 신선한 채소로 맛있는 밥상까지 차릴 수 있다. 이러한 취미생활을 통해 전문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거나 농업 교육을 받아 창업 혹은 귀농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이 외에 집에서 즐기기 좋은 전문 활동은? 요리, 가드닝, 인테리어, 미용, 사진촬영, 글쓰기
DIY와 영상 기록으로 제2의 인생 시작!
‘DIY 크리에이터’
나만의 향수나 캔들 만들기, 컬러링, 캘리그라피, 뜨개질 같은 창의적 활동도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대표적인 취미활동이다. 이 같은 취미는 뇌활동을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고, 완성작을 만들어냄으로써 성취감을 선사한다. 다 만든 제품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도 좋다.
손재주가 없어 핸드메이드에 자신이 없다면 초보자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DIY 키트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설명서만 보면 누구나 완성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간단하다.
한편 이 같은 활동을 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가 되어보는 것도 중장년의 새로운 활력을 위한 취미생활로 추천한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는 농업, 요리, 사진 등 다양한 주제로 브이로그(일기 형식의 영상 기록) 제작해 활동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자신의 취미와 일상을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에게 공유해 소통하는 즐거움은 자칫 권태기를 느끼기 쉬운 중장년 부부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어줄 것이다.
* 이 외에 즐기기 좋은 DIY 활동은? 수제청 만들기, 담금주 만들기, 가구 조립, 굿즈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