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들여온 식물인데, 무럭무럭 자라 화분보다 큰 덩치를 자랑한다. 게다가 어느덧 뿌리가 화분 밖으로 삐죽삐죽 나왔다. 분갈이가 필요하다.
글. 김효정 사진. 이정수 촬영협조. 보떼봉떼
식물이 살 집을 옮긴다는 것
분갈이를 하는 사람들의 실수 중 가장 큰 것은 분갈이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에 있다. 단순히 ‘지금보다 큰 화분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사람도 지금 살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기면 적응하기까지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하물며 식물은 어떻겠는가. 화분갈이를 할 때는 식물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
분갈이 시기는 대체로 봄가을이 좋다. 봄가을에 분갈이를 하면 식물의 몸살이 덜하고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
[ ν ] 분갈이 필요 체크리스트
1. 화분에 뿌리가 가득차서 흙이 빨리 마른다.
2. 화분 밖으로 뿌리가 빠져나온다.
3. 흙이 딱딱해져 식물이 빠지지 않는다.
4. 뿌리가 썩는다.
5. 흙과 화분에 자꾸 곰팡이가 생긴다.
6. 잘 자라지 않는다.
분갈이 하는 방법
준비물 ①
모종삽(큰 것, 작은 것), 절단가위, 깔망, 장갑, 물뿌리개
TIP. 물뿌리개는 입구가 작고 노즐이 긴 것이 좋다. 물주기가 편하면서 흙이나 물이 밖으로 튀지 않아 깔끔하다.
준비물 ②
화분(식물의 습성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피닉스 야자에 맞는 토분), 흙, 활성탄, 펄라이트
TIP 1. 토분은 점토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운 것으로 오래 사용하면 표면에 백화현상이 나타난다. 통기성이 좋아 과습을 방지하고 뿌리가 발달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흙이 빨리 건조해지고 화분이 잘 깨진다는 단점이 있다.
TIP 2. 활성탄은 야자 껍질이나 목재 등을 태워서 만든 것으로 흑색의 입자 형태다. 배수성과 통기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벌레를 막아주고 습도조절을 하며 냄새도 없애준다. 여름철 화분에 생긴 곰팡이를 잡는데도 효과적이다.
TIP 3. 펄라이트는 진주암을 고열로 처리한 흰색 흙으로 통기성, 보습력 모두 뛰어나다. 가벼운 것이 장점이라 마사토 대용으로 사용한다.
Step 1.배수층 만들기
거름망을 잘라서 바닥에 깐다.
그 위에 모종삽을 이용해 활성탄을 얇게 깔아준다.
다음으로 활성탄 위에 펄라이트를 넣어준다.
Step 2.흙 넣기
펄라이트 윗쪽으로 분갈이 할 화분이 들어갈 만큼의 흙을 넣어준다.
Step 3.식물 빼내기
식물의 밑동을 잡고 식물을 화분과 분리한다(잘 빠지지 않을 경우 화분 가장자리와 물구멍에 갈퀴를 넣어 돌려가며 틈을 만든 후 화분을 눕혀서 살살 빼낸다). 그 다음 묵은 뿌리나 잔뿌리는 가위로 다듬어 낸다.
TIP. 대부분 흙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분갈이를 하지만, 만약 식물이 시들시들 죽어간다면 분갈이 할 때 흙을 다 털어 내는 것이 좋다. 흙에 벌레나 병충해가 생겼을지 모르니 새 흙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Step 4.식물 넣기
식물을 넣고 빈 공간에 흙을 채워준다. 흙을 채운 뒤에는 가볍게 눌러서 식물을 고정시킨다. 이때 너무 강하게 흙을 누르지 않도록 한다.
Step 5.중간 물주기
중간단계에서 물을 준다. 흙을 다 채우고 물을 주면 식물이 주저앉을 수 있어, 중간에 물을 주기도 한다.
Step 6.흙 넣어 마무리하기
작은 모종삽을 활용해 흙을 다시 덮는다.
천천히, 골고루 돌려가며 물을 준다.
보떼봉떼 정주희 대표의 ADVICE.
“분갈이 할 때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건 공기층이 생기는 거예요. 흙과 흙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면 식물이 뿌리로 영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거든요, 그렇다고 너무 흙을 꽉꽉 눌러 담게 되면 숨을 쉬지 못해서 식물이 힘들어해요.”
식알못 Q&A
Q. 분갈이 할 때 화분의 크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처음부터 너무 큰 화분으로 옮겨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관엽식물 중에 물을 많이 요하지 않는 종류도 있는데, 화분이 크다보면 물을 많이 먹게 되잖아요. 그럼 과습으로 죽을 수 있거든요. 꽃가게에서 많이 보이죠. 화분은 작은데 크기가 큰 관엽식물, 그 식물은 물을 안 좋아하는 식물일 가능성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