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NS 인기 게시물은 ‘얼마나 인파가 몰리는 곳’인가가 포인트였다면 최근에는 다르다. ‘나만 아는 곳’, ‘우리만의 명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여름철 바다, 겨울철 스키장 대신 차박이 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글. 백송월
이번 여행의 편안함을 좌우한다 ‘장소 선정 & 평탄화’
어디든 운행을 멈추는 순간 나만의 숙소로 변신하는 것이 차박의 매력. 하지만 멈춰 선 곳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깊은 산속을 스팟으로 설정한 초보 차박 캠퍼는 다시 생각해 보자. 산에는 온갖 종류의 벌레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며, 일교차가 큰 탓에 밤에 추위에 떨며 잠들 확률이 높기 때문. 생에 첫 차박 캠핑에 도전한다면 일단 집 근처 공원에서 예행연습이 먼저다. 그 후 자신감이 붙었다면, 목적지로 산 대신 바다나 강 근처를 추천한다.
장소를 정했다면 도구를 챙겨보자.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수면을 위한 도구. 캠핑 전용 차량 보유자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만, 일반 차량이라면 지붕 위에 설치하는 루프탑 텐트나 뒷좌석을 눕힌 후 얹을 에어 매트를 구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평탄화 작업’. 침대가 기울어지면 자는 내내 고생이니, 주차는 가급적 평평한 곳에 하고 혹 마음에 드는 장소가 평평하지 않다면 높이가 맞는 돌이나 단단한 물건을 괴어 수평을 맞춘다. 차량 내부도 마찬가지. 등받이를 눕힌 후 움푹 꺼진 공간이 있다면 높이가 맞는 물건을 채운 후 에어 매트를 깔아야 다음날 아침 배기지 않는 몸으로 기상할 수 있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추가 아이템으로 침낭, 온열매트도 챙기는 것이 좋다. 또, 잠들기 전 ‘불멍타임’을 위해 차량 근처에서 모닥불을 피운다면 바람 부는 방향을 유심히 살필 것. 모닥불 연기가 시트나 차량 내부 섬유에 스며들면 아주 오랜 환기로도 좀체 빠지질 않기 때문이다.
인증샷과 분위기를 책임지는 ‘로맨틱 소품들’
인스타그램 속 차박 인증샷에 꼭 등장하는 요소들이 있다. 알록달록 예쁜 차양, 간이 테이블, 조명 그리고 스피커. 간이 테이블과 간이 의자, 조명, 스피커는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지만 문제는 차양이다. 종류도 많고 이름도 다양한데 뭘 사야하는 걸까?
보편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차양은 어닝과 타프. 쉘터가 바닥이 있는 텐트 같은 형태라면, 어닝과 타프는 그야말로 차양에 가깝다. 어닝은 차량 트렁크 등에 고정해 해를 가리고 간단히 비를 피할 수 있는 모양새라면, 타프는 바닥없이 지붕만 있는 텐트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최근 캠핑이 유행이라 검색 결과 중 차박 캠핑에 적합한 아이템을 어떻게 걸러낼지 고민된다면 검색어 앞에 ‘도킹’을 넣어보자. 도킹은 차와 연결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일반 캠핑 용품과 차박 캠핑 용품을 간편하게 걸러 보여준다.
오늘은 차가 집이니까 ‘출발 전 차량 점검’
준비물도 다 챙겼고 갈 곳도 정했다면 떠나기 전 꼭 할 일이 있다. 차량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일이다. 잠깐 드라이브라면 몰라도 추운 곳에서 하룻밤을 자야 하는 상황에 히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공들여 고른 실내 무드 조명을 켜려는 찰나 배터리가 방전된다면 단순히 캠핑을 망치는 수준이 아니라 외딴곳에서 보험사에 전화하는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놓치기 쉬운 정비 포인트는 와이퍼. 갑자기 비나 눈이 올 때를 대비해 미리 와이퍼를 점검해두자.
이 모든 팁을 다 알고도 ‘나만 차 없어’라 외치고 있다면 차량 셰어링 서비스에 주목하자. 최근 특정 브랜드에서는 차박 캠퍼를 위해 이미 실내 평탄화 작업까지 완료된 차량을 공유 대상에 올렸다고 하니 이보다 가뿐하게 떠날 방법이 또 있을까.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차박 캠핑 에티켓
✔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주차공간은 너무 오래 이용하지 않기
✔ 인근에 거주지나 상가가 있다면, 되도록 취사는 피하고 간단히 식사하기
✔ 토지 오염, 화재 위험 방지를 위해 모닥불은 반드시 화로에 피우기
차박 캠퍼를 위한 온라인 스토어
인증샷을 책임지는 감성 소품 ‘유유오오’
본격적인 차박살림 집합소 ‘에이치라운드’
테이블, 그릴 등 차박 식사용품 ‘제이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