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은퇴설계는 자산 보다 소득 중심으로

2019-09-16

은퇴설계라고 하면 목돈 마련이나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을 떠올린다. 4억 원을 모아야 한다거나 6억은 있어야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주변에서 듣게 된다. 그러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하버드대 교수는 노후 준비를 할 때 자산 규모를 목표로 하지 말라고 한다. 이유가 뭘까?




소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자산규모를 늘리는 은퇴설계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금리변동에 취약하며 물가상승률에도 취약하다. 또한 자산을 제때 현금화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되면 자산이 고갈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자산에서 소득으로’ 관점을 전 환하는 은퇴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후 준비를 위해선 자산 포트폴리오가 아닌 소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한 마디로 은퇴 이후 일정금액이 죽을때까지 나오는 현금 흐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이 중요한 이유다.


국민연금은 종신연금으로 65세 이후 평생 지급받을 수 있다. 최대 강점은 매년 물가 상승률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실질가치 보전을 위해 매년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 만큼 연금액을 올려 준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유족연금을 지급하는 것도 사적연금과 다르다.


가입 기간이 길거나 납입 보험료가 높다면 자연히 연금 수령액도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연금액을 늘리기 위해 연금보험료를 내야하는 상한연령 60세를 넘겨 65세까지 납부하는 임의계속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개인연금 가입은 신중하게

개인연금은 납입기간과 세제혜택 여부에 따라 연금저축(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과 일반 연금보험으로 구분된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료 납입액 중 연간 최대 40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대신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 (3.3~5.5%)를 내야 한다. 세액공제는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16.5%, 5500만 원 이상 근로자는 13.2%의 공제 혜택이 있다. 매년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다만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고 만 55세 이후 10년 이상의 기간으로 나눠 연금을 받아야 한다.


반면 일반 연금보험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동안 세제혜택이 없는 대신 10년 이상 유지 시 보험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 15.4%를 면제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은행, 금융투자, 보험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지만 일반 연금보험은 생명보험회사에서만 판매한다.


개인연금도 은퇴 후 현금흐름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상품이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고 있어 문제다.



저축 증대를 자동화하라

개인연금의 수익률이 낮아 노후에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면, 그리고 매달 임대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자산도 없다면 믿을 것은 저축을 더하거나, 소비를 줄이거나, 투자를 통해 수익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역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차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는 노후 대비를 위해 ‘점진적 저축 증대(Save More Tomorrow)’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미래의 저축률 상승을 현재에 미리 결정해두고 점진적으로 저축률을 높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현재보다 미래의 지출에 대해 둔감하다는 점에 착안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저축률을 5% 높이도록 제안했을 때는 수락하지 않던 사람들도 미래 저축률을 5% 높이는 데는 동의한다.


억지로라도 저축을 증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풍요로운 노후를 대비하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