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혹, 재취업은 어려운데 가족 생계비는 있어야 하고…, 할 수 있는 건 창업밖에 없어서는 아닌가? 창업이 불가피한 선택지가 되어 내몰리듯 창업하는 것을 ‘강제 창업’이라 부른다.
글. 한국은퇴설계연구소 권도형 대표
차분히 생각하고 철저히 고려하자
어떤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강제 창업은 극구 말리고 싶다. 실패하면 복구의 기회가 없는 시니어는 절대 강제 창업을 해서는 안 된다. 실제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 투자와 비용은 계획보다 많이 들고 수익은 생각보다 낮다. 투자 원금을 까먹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몇 달 먼저 돈을 벌기 위한 이유로 강제 취업에 빠져든다면 더 큰 손실을 입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수입 공백기를 감수하고 제대로 준비하는 게 큰 이득이다. 다급한 심정을 억누르자. 차분히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하고 제대로 창업하자. 내 소중한 돈을 들여서 창업의 노예가 될 필요는 없다. 창업을 고려하는 시니어에게 5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져라
시니어 창업은 시작 전 충분한 준비 기간(Long Time)이 필요하다. 창업 계획이 확고하다면 적어도 은퇴 3년 전부터 업종과 지역, 사업 형태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 준비되지 않았다면 창업 시기를 늦추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게 현명하다.
둘, ‘교육훈련’을 통해 확실하게 자립하라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들어가기 위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결심만 하고 간단한 연수만 받으면 곧바로 창업할 수 있는 분야는 경쟁자가 많이 몰리는 법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준비해서 자격증을 따야 하거나 기술 교육을 받아야 하는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적다. 상당 기간 기술을 배워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도 좋고, 장인형 전문가 밑에서 도제식 수업을 거친 후에야 창업할 수 있는 등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의 아이템을 권장한다. 같은 식당이라 하더라도 남들이 쉽게 만들지 못하는 전통 음식 같은 것을 전수해서 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셋, ‘적성검사’를 먼저 받아라
창업에 대한 결심이 섰다면 내가 창업에 맞는지 창업적성검사(Test)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여러 가지 측면을 세밀하게 구분해본 후에 이에 대해서 되도록 오래 지켜보면서 테스트해봐야 한다. 업종, 아이템, 지역, 상권, 규모, 경영 방식, 고용, 홍보 마케팅 등 고려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큰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으로 창업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세우고, 됐다 싶을 때까지 검토하고 또 검토하라. 창업 현장을 미리 체험하기 위해 그 업종의 매장에 직접 취직해 일하면서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스스로 부딪히며 배우고 분석하면서 창업을 계획하는 것은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넷, ‘창업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라
소상공인진흥공단 홈페이지(https://www.semas.or.kr)
먼저 각 지자체나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의 창업 교육 프로그램과 정책자금 등을 찾아보자. 시니어 창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운영되고 있다. 많은 창업자가 귀찮게 여기는 것이 기관의 도움이다. 창업 대출을 받을 때나 필요한 형식적 절차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이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관련된 교육이나 상담을 충실히 거친 사람들의 창업 후 매출이 높고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다섯, ‘취미와 봉사’를 통한 창업을 하라
소상공인진흥공단 홈페이지(https://www.semas.or.kr)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취미, 그래서 그것을 직업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취미 생활이면 좋다.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자. 거기에 지식과 전문성을 더한다면 성공의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취미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사회봉사는 굉장히 유익하다. 공동체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본인 삶의 의미를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자영업 시장이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창업하려는 목적과 의도에 대한 선명한 밑그림이 없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자신이 꼭 창업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준비 안 된 떠밀리기 상황을 극복하고 5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작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키워나가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