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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살롱화 : 찜질방 폐건물이 미술관이 된 사연 화성 소다미술관

공간은 언제 어디서든 다른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로 규정지어지지 않는 것이 공간이다. 지금은 감각적인 미술관이지만, 소다미술관은 원래 큰 규모의 찜질방이었다.
글. 김효정   사진. 문정일
시작은 찜질방이었으나, 미술관으로 거듭난 공간
찜질방을 지으려다가 끝내 완공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치된 폐건물 한 채가 있었다. 그렇게 사람의 인적도 없이 흉물스럽게 서있던 폐건물은 철거 위기에 놓였고 도시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기존의 골조를 그대로 두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폐건물. 목욕탕으로 사용하려던 공간은 실내 전시장이 되고, 찜질방 자리는 외부 전시장이 되었다. 짓다만 건물 상부에는 화물 컨테이너를 활용해 내부의 전시실, 세미나실, 교육공간을 구성했다.
그래서 정돈되지 않은, 거칠고 빈티지한 공간이 주는 매력을 가지고 ‘소다미술관’이 탄생했다. 소다미술관은 화성시 최초 사립 미술관으로 문화 불모지인 인근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도 주민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 어렵게 느껴지는 예술의 문턱을 조금 낮추자는 시도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소다미술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잔디광장에 하얀색 큰 천막을 걸어두고 물총을 쏴서 그림을 완성하는 ‘액션페인팅’과 태양계 행성의 원리와 특징을 알아보고 태양계 행성볼을 만드는 체험인 ‘행성볼 만들기’ 등 6~9세 아이들의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체험을 하고 싶다면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다.
WE ARE COLLECTORS!
소다미술관에서 지난 11월 27일부터 오는 2월 6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WE ARE COLLECTORS’다. 매표소에서 발권을 받고 실내 전시장으로 입장하면 ‘WE ARE COLLECTORS’라고 쓰인 경쾌한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2021 WE ARE COLLECTORS!>展은 소다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2021년의 마지막 전시로, 시각예술 작가 33명의 작품을 선정해 모았다. 전시는 보는 행위에 그쳤던 기존 전시 경험을 탈피해 마음에 드는 작품을 나의 집과 방에 소장할 수 있도록 경험의 확대를 시도했다.
참여 작가는 ‘강성모 ᛫ 김라온 ᛫ 김미소진 ᛫ 김라온 ᛫ 맜살 ᛫ 변영근 ᛫ 산밤 ᛫ 소만 ᛫ 아일랜두 ᛫ 우연식 ᛫ 윤예지 ᛫ 윤다솜 ᛫ 이진 ᛫ 이로우 ᛫ 이영채 ᛫ 일오 ᛫ 정태훈 ᛫ 채수진 ᛫ 최재훈 ᛫ 파이카 ᛫ 폴아 ᛫ 프레스룸 ᛫ 홍준기 ᛫ 휘리 ᛫ ASHOONG ᛫ Chaehee PARK ᛫ DON'T OVERTHINK IT ᛫ Lucy ᛫ May Kang ᛫ mmmeari ᛫ Orbit ᛫ ooo ᛫ SF소년단이다.
작품마다 색깔이 다르다. 작가의 각자의 취향이 다르듯이, 그림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도 다른 것. 세심하게 작품을 관찰하다 보니, 나의 취향까지도 발견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티켓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의 번호를 적어 관람이 끝난 후 제출하면 그 그림의 포스터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앞서 말한, 보는 전시에서 탈피해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의 일환인 듯하다.
포스터는 생각보다 크기가 크다. 작은 사이즈를 상상했다면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액자를 구입해 집 안 어디든 걸어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표소 근처로는 미술품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가 마련되어 있고 맞은편으로는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야외로 나가면 또 다른 전시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찜질방 자리였던 한 칸을 과감하게 이용해 커다란 철제 미술 작품을 설치했다. 바로 ‘목욕탕에 앉아 있는 사람’이다. 사람의 형체를 선의 형태로 표현해 사람의 얼굴은 하늘과 맞닿아 보인다. 날씨에 따라서 이 사람이 달라 보이는 것도 이 작품을 감상하는 묘미 중 하나다. 흐린 날은 언짢아 보이는 표정, 맑은 날은 상쾌한 표정으로, 노을이 지면 묘한 분위기가 된다.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작품 하나하나 감성이 담긴 것 같아 생각에 잠긴다.
이번 주말,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화성 소다미술관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사람들이 붐비는 도심이 싫은 당신에게, 가벼운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한다.
운영일 : 매주 수 – 일요일
이용시간 :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휴관일 : 매주 월, 화요일
관람요금 : 성인 & 초중고 학생 8,000원 / 미취학 & 영아 무료
전화 : 070-8915-9127

문화 살롱는 총12편의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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